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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신이다. 정신이 없으면 아무리 돈을 벌어도 졸부에 불과하며 미풍에도 흔들린다.
그러나 정신이 바로선 사회는 돈이 없어도 당당하며 강풍이 불거나 거센 파도가 몰아쳐도 흔들리지 않는다. 우리 한인사회에 정신이 있는가. 우리의
가치관을 정립해주는 생활철학이 있는가.
지금부터 105년전인 1900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한 지역의 시민들은 인근 한국인들의
생활속에서 크나큰 변화를 목격했다. 툭하면 술주정과 싸움판을 벌였던 한인 인삼행상들의 모습이 어느 날부터 확 달라진 것이다. 대로에서 서로
멱살을 잡고 고함치며 싸우는 일은 구경하기 힘들게 됐다. 얼굴은 말끔하게 면도하고 옷차림도 단정하게 변했다. 그간 미개한 한인들이 모여 사는
곳은 늘 더럽고 냄새나는 곳으로 소문났지만 언제부턴가 깨끗이 청소되고 아름다운 화초가 피기 시작했다.
샌프란시스코 시민들은 한인
거주지가 1년만에 눈에 뜨이게 변한 것에 놀랐다. “혹시 당신네 나라에서 위대한 지도자라도 왔느냐”고 한인들에게 물었다. 시민들은 그 지도자가
20대 초반의 새파란 젊은이라는 것을 알고 더욱 놀랐다. 그 지도자는 청년 도산 안창호였다.
한국 근대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훌륭한
사상중의 하나인 도산정신은 이웃 나라인 미국의 한인사회에서 태어났다. 22세의 청년 도산은 처음에는 인삼행상을 하는 한인들을 대상으로
생활개혁운동을 벌이다가 나중에는 민족향상운동과 독립운동으로 발전시켰다.
샌프란시스코와 LA를 중심으로 태동하고 발전한 도산사상은
105년이 지난 오늘의 캐나다 한인사회에 대입해도 아무런 문제나 무리가 없다. 훌륭한 사상은 세월이 흐를수록 더 빛을 발하는가. 도산정신은
오늘날 우리에게 더욱 강한 메시지를 주는 생활철학이자 가치관이다. 도산은 인삼행상 한인들에게 이렇게 가르쳤다. “한인들이 이사 오면 동네가
좋아졌다는 말을 듣도록 살아야 한다. 한인가게들은 손님들이 안심하고 물건을 살 수 있게 정직과 신용을 바탕으로 장사해야 한다. 약속은 생명이다.
한번 약속하면 꼭 지켜야한다”고 강조했다. 도산은 이 세가지 신용만 쌓으면 개인적으로 성공할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민족의 명예도 함께 얻을수
있다고 가르쳤다.
도산정신의 핵심은 정직과 성실이다. 그것은 캐나다의 정신이자 북미의 가치관이기도 하다. 북미사회에서 부정직하고
성실하지 않으면 성공하지 못한다. 한민족의 병중에 거짓을 가장 큰 병으로 생각한 도산은 어떠한 경우에도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누누이 강조했다.
오늘날 이곳에 사는 한인들은 어떤가. 캐나다사회에서 열심히 일하는 민족이란 인식은 심어졌지만 정직한 민족이란 인상은 아직 심어지지 않았다.
타민족 이웃과 잘 지내야한다는 지적도 복합문화주의의 핵심을 찌른 말이다. 우리끼리의 배타적인 생활방식에서 탈피해 이웃커뮤니티와
더불어 사는 문화를 정착시키자는 얘기다.
도산은 말한다. “동네가 더러운가. 먼저 자기 집 앞부터 청소하라. 그러면 온 동네가
깨끗해 질 것이다.” ‘세가지 신용’을 쌓으려면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나부터, 나 하나라도 행동에 옮겨야 한다는 것이다. 말로만 백날
떠들어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소리다.
역사는 과거를 언급하는 것이지만 그 속에는 현재의 좌표가 들어가 있다. 지금 한인들이 이
땅의 초기이민자들보다 잘 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과거에 비해 이민정신이 결여돼 있다.
도산 정신은 해외한인사회의 이민정신이다.
도산정신은 우리가 이 땅에서 힘 있는 민족이 되는 비결이기도 하다. 우리 한인사회가 도산사상을 이민 정신이자 가치관으로 생활화한다면 성공한
이민사회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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