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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불사나이 2006. 7. 21. 06:00
[스크랩]  “누가 대통령 당선 되든지 좋은 일자리나 만들어주길”   2006/07/03 13:46 추천 0    스크랩 0
 원문출처 : “누가 대통령 당선 되든지 좋은 일자리나 만들어주길”
“누가 대통령 당선 되든지 좋은 일자리나 만들어주길”
멕시코 大選 결과 오늘 윤곽… 美접경 티후아나를 가다
68년 학생시위 유혈진압 前대통령 전격연금 눈길

“미국인은 싫지만 미국에 가서 살고 싶어요.”

때에 전 작업복 차림의 멕시칸 사내의 표정은 진지했다. 사상 최대 접전인 멕시코 대통령선거 전날인 1일 아침. 멕시코시티 도심에서 20㎞쯤 떨어진 레체리아 마을 철로 옆에서 만난 아르투로 디아스(27)는 “여기선 하루 종일 일해야 12달러지만 미국선 시간당 12달러를 받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잠시 후면 지나갈 화물열차에 몸을 싣고 북부 국경지대로 간 다음 사막이나 강을 건널 작정이다. 그는 “잡히더라도 다시 갈 것”이라고 했다. 일행 10여명도 같은 생각이었다.

2일 투표를 시작한 멕시코 유권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일자리다. 이곳 실업률은 3.4%로 높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쓸 만한 일자리’는 드물고, 임금이 낮아 벌이가 6~8배는 나은 미국행을 너도나도 원한다. 좌파 민주혁명당(PRD)의 로페스 오브라도르(52)와 우파 국민행동당(PAN)의 필리페 칼데론(43) 후보는 모두 ‘일자리의 해결사’를 자임했다. 2일 밤 11시(한국시각 3일 오후 1시)쯤 윤곽이 나올 투표 결과는 중남미 ‘좌파 돌풍’의 향배도 가름하게 된다.

멕시코 북부 티후아나. 3200㎞가 넘는 미국과의 접경 중 샌디에이고와 맞닿은 이곳은 ‘마낄라도라’(임가공수출)로 유명하다. 1994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결 이후 삼성전자 등 외국공장들이 들어서면서 고속성장 중이다. 하지만 공식인구 180만명인 이곳에 유동인구가 250만을 헤아리는 데는 딴 이유가 있다. 미국행 밀입국의 ‘전진기지’인 탓이다.

▲ 지난 1일 멕시코 북부 티후아나와 미국 샌디에이고를 가르는 국경 담장에 밀입국 도중 숨진 이들을 기리는 관 모양의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맨 앞의 관에 1999년 358명 사망이라고 씌어 있다. 티후아나=전병근특파원
이곳 공항을 나서면, 두 줄의 국경선이 눈앞을 가로막는다. 하나는 높이 약 2m의 양철 담장. 그 뒤 두 배쯤 되는 철책 너머로 성조기가 펄럭인다. 높다란 조명·감시탑 위로는 헬기들이 오가고 지상에는 순찰차가 출몰한다. 한쪽 담벼락에 줄줄이 붙여놓은 사람 이름과 나이가 적힌 흰 십자가가 낯설다. 그 옆엔 모형 관도 걸려 있다. 국경을 넘다 숨진 이들을 추모한 조형물이다.

도심 유흥가인 꼬아오일라에는 ‘코요테’(불법이민 알선업자를 부르는 은어)들이 암약한다. 주민 에두아르도 가이탕(27)은 “차량으로는 2500달러, 도보로는 1500달러에 거래된다”고 했다. 퓨히스패닉센터에 따르면 미국 내 불법이민자 1110만명 중 620만명이 이렇게 넘어간 멕시칸들. 이들이 작년 한 해 본국에 송금한 액수가 200억달러에 이른다. 석유 수출(250억달러) 다음으로 큰 ‘돈줄’이다.

산 이시드로 검문소 앞에는 합법적인 방법으로 미국을 가려는 멕시코인들이 장사진을 쳤다. 행렬 속의 타이데(34)는 “샌디에이고에서 4년째 식당 종업원 일을 한다”면서 “선거에서 누가 당선되든, 좋은 일자리나 많이 만들어줬으면 한다”고 했다.

▲ 멕시코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1일 수도 멕시코시티의 중심가에 좌파 민주혁명당(PRD)의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를 지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AP
이런 주문에 대해 두 후보는 다른 해법을 내놓았다. 오브라도르 후보는 ‘NAFTA 재협상과 대형공공사업’을, 칼데론 후보는 ‘외자유치를 통한 성장과 고용창출’을 강조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누가 되든 멕시코의 대미협력과 자유무역의 행보가 급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한편 투표 직전 멕시코 연방형사법원은 1968년 ‘틀라텔롤코 광장학살 사건’과 관련해 우파인 루이스 에체베리아 전 대통령(84)에 대해 가택연금을 지난달 30일 명했다. 학생시위를 유혈 진압한 이 사건으로 50(공식집계)~350명(비공식집계)의 학생들이 희생됐다. 이 조치는 현 폭스대통령 취임초부터 진행해오던 과거사 청산 작업의 일환이다.

멕시코시티·티후아나=전병근특파원 bkjeon@chosun.com
입력 : 2006.07.03 00:42 46' / 수정 : 2006.07.03 00:59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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