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는 거인 어깨 위에 선 난쟁이”
국내 통신업계는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가장
유망한 비즈니스 분야로 자리잡고 있다. 조선경제 명예기자인 전성철(全聖喆) IGM 이사장이 국내 통신업계의 선두주자인 SK텔레콤의
김신배(金信培) 사장을 만났다.
―취임한 지는?
“2년 4개월 됐다.”
―취임 이후 얼마나 성장했나?
“지난해 10조원의 매출을 달성하면서 우리 회사가 시장의 리더십을 유지했다. 현재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매우 어렵다.
누적성과로는 20% 성장했지만 요금제 등 외형적인 이유로 내용면에서는 10% 정도 성장하는 데 그친 것 같다. 그러나 베트남, 미국, 중국
등으로 세계화의 초석을 다졌다는 데 의미가 있었다.”
―선진기업의 예를 보면 세계화의 핵심은 외국인 고급 인력을 많이 고용하는 것이라 본다. SKT에 외국인 직원은 얼마나
있나?
“국내에는 서너명 정도에 불과하다. 이것 가지고는 모자란다. 사실 직원을 해외에 내보내는 것보다 외국인을 고용하는
것이 세계화에는 영향이 더 클 수도 있다.”
―SKT가 세계에서 몇 위쯤 되나?
“가입자 규모로 보면 17~18위 정도다. 하지만 ARPU(고객 1인당 월평균 사용금액)로 보면 다르다. SKT는
50달러 가까이 되지만 인도나 중국은 6~8달러 정도, 미국은 60달러까지도 된다.”
―기업의 자본력, 기술, 문화, 창의력 등을 다 종합했을 때 SKT는 세계에서 몇 위 정도 될까?
“정확히 말할 수는 없지만 지난 4월 비즈니스위크가 선정한 100대 혁신 기업 중 SKT가 91위에 올랐다. 그
100대 기업 중 이동통신 기업은 SKT와 홍콩의 허치슨뿐이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SKT는 멜론, 싸이월드 등 다양하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허치슨은 중동, 아프리카 등 세계화에 주력하는 기업이다. 기술뿐만 아니라 통신서비스 전반적으로 SKT가 세계 1위라
자부한다.”
―우리나라 이동통신업이 세계
톱으로 가고 있다는 말인데, 그 발전 과정이 다른 통신 선진국에 비해 특이한 점이 있는가?
“그렇다. 우리나라의 IT산업 만큼은 선진국에서도 벤치마킹하고 싶어한다. 정부가 시의적절하게 정책을 리드해 주었고,
기업들은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기술과 서비스를 개발해냈다. 또 우리 민족이 천성적으로 IT 활용능력을 갖추었다는 점도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그래서인지 우리나라 통신산업에 대해 정부규제가 너무 많은 편이 아닌가?
“통신산업 자체가 본질적으로 규제산업이다. 다만, 한번 어떤 것이 통했다고 해서 계속 통하는 것이 아니다. 규제가
시의적절하게 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SKT가 통신업계 대표주자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통신업계 전체의 이익을 생각할 때는 경쟁업체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자의든 타의든 많은 배려를 하려고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시각을 달리 할 필요도 있다. 글로벌 경쟁을 해야
하는 환경에서 SKT는 규모로는 아직 충분치 않다. 차이나모바일의 가입자는 2억6000만명, 보다폰이 2억명이다. 이제는 국제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리더를 키워야 한다. 글로벌 리더를 키우면 그 혜택은 중소업체로 퍼져 나간다.”
―김 사장은 삼성전자 출신으로 중소 건설업체에서 벤처도 하고 중견 기업도 다니는 등 상당히 다양한 결단의 과정을
거쳤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경영인이 됐는데, 소감은?
“경영이란 과학이 아니고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위험도 따르지만 그렇기 때문에 재미도 있고 만족스럽다.”
―경영인으로서 남다른 좌우명은 무엇인가?
“있다. ‘거인의 어깨 위에 선 난쟁이가 더 멀리 본다’이다. 리더란 혼자서 하는 게 아니다. 내가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가려면 거인이 합의해줘야 한다.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가 앞에 보여지는 현상을 설명해주고 이끌어 주어야 한다. 그래서 항상 토론하고 경청하고
의견을 수렴하려고 노력한다.”
―어떤 경영 철학으로 SKT를 운영하고 있는가?
“고객 최우선, 스피드와 유연성, 그리고 세번째는 인재육성이다. 금년에는 교육비를 2배로 올렸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메가트렌드 2010이라는 책을 보면 컨셔스 캐피탈리즘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사회에 대한 의식을 가지고 참여하는
기업이 더 성공할 것이라는 의미이다. SKT는 사회적 책임의 일부분으로 협력업체를 도울 방법을 찾다가 특히 교육부문을 도와주고 있다. SKT
직원들에게 제공되는 온라인 교육과정 중 60여개 과정을 협력업체에 열어주고 점차 늘려가고 있다.”
김신배 사장 비즈니스위크 선정 ‘2005년 최고의 리더’
서울대 공대와 KAIST 석사, 와튼스쿨 MBA 출신인 김신배 사장은 1995년 SK텔레콤 전신인 한국이동통신에
합류하기 전에 여러 회사를 거쳤다. 삼성전자를 거쳐 중소 건설업체에서 IT 부문을 맡아 벤처를 해보기도 하고 동양그룹에서 일하기도 했다.
SKT에서는 핵심요직을 두루 거쳐 2004년 대표이사직에 취임했다.
지난해 비즈니스위크(Business Week) 11월호에서는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김 사장을 ‘2005년 최고의
리더’ 중 한 명으로 선정했다.
김 사장은 CID(발신번호표시서비스) 무료화, 성인콘텐츠 서비스 중단과 같은 결단을 내리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차세대
네트워크 서비스인 HSDPA 휴대폰의 세계최초 상용화 및 미국·중국 이동통신 시장 진출 등을 성공적으로 이루어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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